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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20. 2020

Poetic autumn-16

가을 잎-1

Poetic autumn-16, 가을 잎-1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 가을의 끝자락이 되어서야
가을을 만나러
한밭수목원에 갔다.



참 오랜만이어서

기대를 하고 갔는데,

벌써 꽃들은 지고

가을 열매 몇 가지와

지난 해 보다 풍성하지 못한

가을 나무들만을 만날 수 있었다.


풍성하던 붉은 피라칸다 숲은 사라지고

산수유도 탐스럽지 못했다.

이 가을은 어디로 가버린 것인지.....


숲 속을 지나다

구멍 나고 마른 가을 잎을 만났다. 

텅 빈 가슴으로 

가을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며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이날은 

붉은 단풍보다

이렇게 말라버린 가을 잎이

더욱 가을 느낌으로 다가왔다.


비록 찢어지고 구멍 난 마른 잎이지만

이 가을에 오롯이 젖어있는 이 가을 잎을

가장 아름다운 주인공의 모습으로 

사진에 담아주고 싶었다.


어쩌면 

올 한 해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이 가을 잎을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사진이 되기를 바라면서......




11월의 시 / 홍수희
 


텅텅 비워
윙윙 우리라
 
다시는
빈 하늘만
 
가슴에
채워 넣으리




#poetic_autumn #가을_잎 #구멍난_잎 #한밭수목원 #주인공 #2020년 #사진 #감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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