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잎-1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 가을의 끝자락이 되어서야
가을을 만나러
한밭수목원에 갔다.
숲 속을 지나다
구멍 나고 마른 가을 잎을 만났다.
텅 빈 가슴으로
가을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며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이날은
붉은 단풍보다
이렇게 말라버린 가을 잎이
더욱 가을 느낌으로 다가왔다.
비록 찢어지고 구멍 난 마른 잎이지만
이 가을에 오롯이 젖어있는 이 가을 잎을
가장 아름다운 주인공의 모습으로
사진에 담아주고 싶었다.
어쩌면
올 한 해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이 가을 잎을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사진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