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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20. 2024

봄날의 꿈-2024-13

아마릴리스 Hippeastrum × hybridum (Amaryllis)


한 대에서 꽃 하나가 먼저 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이틀 뒤에는

곧게 서 있던 봉오리가

옆으로 누우면서

또 다시 꽃을 피워

더욱 황홀한 꽃잔치를 펼쳤습니다.


아마릴리스에는

일반적으로 꽃과 관련된

애절한 이야기와는 달리

해피 엔딩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원래 아미릴리스는 아름다운 양치기 처녀였습니다.

같은 동네에 알테오라는 멋진 양치기 청년이 있었습니다.

아마릴리스는 알테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알테오는 양치는 일과 화초를 가꾸는 일에만 관심이 있을 뿐

여자들에게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애가 탄 아마릴리스는

신전의 여사제에게 찾아가 사정이야기를 하고

알테오의 사랑을 얻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여사제는 황금 화살을 주면서

그녀의 가슴을 관통시킨 후

알테오가 그를 알아볼 때까지

매일 움막까지 같은 길을

반복해서 다녀오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녀는 사제가 일러준 대로

매일 그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30일째 되는 날

가는 길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한

황홀하게 아름다운 꽃을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그 꽃을 따서 한아름 안고

청년의 움막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청년이 문을 여는 순간

그는 바로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은 그녀의 이름을 따서

그 꽃을 아마릴리스라 불렀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가슴에 난 상처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둘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피어난 아마리리스도

이제 가고 없습니다.

하지만 그 붉은 꽃의 여운은

아직도 이봄에

아마릴리스의 이야기처럼

발코니 정원에 아름답게 남아있는 듯 합니다.



아마릴리스 가시리/ 정숙


나이를 그저 먹는 건 아닌가 보다

해 다 저물 무렵 아마릴리스 꽃대궁이

불 꺼진 꽃 두 송이 받쳐 들고 중얼거리며 서 있다  


사는 동안

나도 누구를 받쳐주거나

한 사람 가슴 뜨겁게 해준 적 있었는가

투덜투덜 생의 뒤안길 더듬어 보니

시부모님에 대한 내 순정 서럽게 울고 있다

그 울음 달래다 보니 병치레하다 먼저 떠난

그분들이 오히려 날 받쳐준다


외사랑, 그 순수시절이 그립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봄날 #꿈 #아마릴리스 #추상 #발코니 #2024년_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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