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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21. 2024

봄날의 꿈-2024-14

은방울꽃 Lily of the valley


아내는 봄이 되면 늘

유성 5일장에 가서 

봄나물들을 삽니다. 


올해에도 4일과 9일에 열리는 장에 들러

취나물, 오가피나물, 드룹순 등을 사 왔습니다. 


한 번은 할아버지가 팔고 있는 

명이나물이라 불리는 

산마늘 잎들을 샀습니다. 

제가 명이나물 장아찌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 꽃대가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꽃모양이 

산마늘 꽃이 아니었습니다.

산마늘이 아니라 은방울꽃 같았습니다.


산에서 뜯다 보니 

산마늘 옆에 은방울꽃이 있어

섞여 들어왔나 보다 하고

얼른 꺼내 화병에 꽂았는데

전날 산에서 뜯어온 나물이라

오후가 되어 꽃대가 벌써

구부러져있었습니다. 


아내가 은방울꽃을 좋아해서

아마 하나님께서 

산마늘 무더기 속에 

은방울꽃 하나를 

살짝 얹어 주셨나 보다 하며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구부러진 상태이긴 해도

화병에서 꽃이 살짝 벌어지고

약하지만 향기도 났습니다. 




소백산 은방울꽃이문복


어의동 골짜기 지나

연화봉 찾아가는

고적한 산길 어디메쯤

순정한 향기로

나를 기다리던


세상살이 폭폭할 때마다

고향처럼 그리워지는

산,

그 산에 숨어 피는

나 대신 숨어 피는


소백산 은방울꽃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봄날 #꿈 #은방울꽃 #봄나물 #5일장 #산마늘 #명이나물 #2023년_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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