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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22. 2024

봄날의 꿈-2024-15

은방울꽃 Lily of the valley


주말이 지나고 나서

아내는 주말에 사 온 산마늘잎을 다듬어

장아찌를 만들려고

냉장고에 보관했던 비닐봉지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펼쳐놓고 보니

그 안에 은방울 꽃대가 여려 개 또 섞여 있었습니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아뿔싸

산마늘 잎과 은방울꽃 잎은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이

꽃이 필 무렵의 은방울꽃 잎은 독성이 강해

먹으면 설사나 구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있었습니다.


아마 시장에 팔러 나온 할아버지가

산에서 산나물을 뜯다

산마늘 서식지 옆에 있던

은방울꽃 서식지에서

산마늘로 착각해 모두 채취해 온 걸로 추정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게 산마늘이고

어떤 게 은방울꽃인지 알 수 없어

잎은 모두 버리고

꽃대만 골라 화병에 꽂았습니다.


이틀이 지났지만

그중에는 제법 싱싱한 아이도 있어

꽃도 폈습니다.


명이나물을 사 온다고 했는데

결국 좀 시들은 은방울꽃을 사 온 격입니다.

사 와서 바로 펼쳐보았으면

더 싱싱한 꽃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꽃을 몰랐다면 이게 명이나물꽃인가 보다

생각하고 잎을 먹었을 수도 있는데

위험을 피할 수 있었고,

이렇게라도

아내가 좋아하는 은방울꽃을 볼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방울꽃 소리마다/ 유응교


기쁜 소식을
그대에게 전하기 위하여
피 흘려 싸운 전사의 피는
얼마나 거룩한가.

행복한 기별을
그대에게 전하기 위하여
생명을 다 바친 전사의 투지는
얼마나 용감한가.

이제는 그대를 안전하게
보호하게 되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지만
그대가 흔드는 은방울 소리라도
들어야만 홀가분하게
그대 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소

그대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다면
그대의 순결한 사랑으로
하얀 은방울 소리
푸른 숲길에 울려 주세요.
은은하게 청아하게!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봄날 #꿈 #은방울꽃 #명이나물 #산마늘 #헷갈리는_산나물 #꽃을_좀_알아_다행이다 #2024년_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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