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나무꽃 Liriodendron tulipifera
주말이면 가끔
오랜 직장이었던 연구소에 들어가
잠시 머물다 오곤 합니다.
저에게 이곳은 걸어서도 갈 수 있는
동네 정원이고,
언제쯤 어디에 무슨 꽃이 피는지
눈감고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익숙한 곳이기도 하며,
제 젊은 날의 시간들이
아직도 어딘가에서
불쑥 말을 걸어올 것만 같은
친근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입구에서 가까운 숲가에는
키 큰 튤립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5월이면 튤립을 닮은 꽃들이
나무에 매달립니다.
대부분 높은 가지에 피어 있어
뒷모습만 보게 되는데
가끔 아래로 내려온 가지에
꽃을 달고 있는 경우도 있어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기도 합니다.
튤립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매우 큰 활엽교목입니다.
학명은 Liriodendron tulipifera
영어 이름은 tulip tree 혹은
Yellow poplar라 부릅니다.
포플러처럼 빨리 자라면서 키가 큰 나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학명의 속명인 Liriodendron은 'lily tree'라는 의미라
우리말 정식명은 백합나무입니다.
하지만 종소명인 tulipifera는
'tulip이 핀'이란 뜻으로
정말 튤립을 닮은 꽃이 피는 나무입니다.
저도 여러 번 이 꽃을 사진에 담아보았지만
안쪽을 이렇게 잘 들여다보기는
드문 일이었습니다.
김옥순 시인도 저처럼
이렇게 낮게 핀 꽃을 만나
반가워 가슴에 꼭 붙여 안고 왔나 봅니다.
튤립나무 꽃/ 김옥순
이 꽃이 피면 따고 싶어진다
따기에는 너무 높아 매번 쳐다만 보고
돌아왔는데
오늘은 낮게 피어 보는 대로 끌어 카메라에 담고
아가야 이리 온 가슴에 꼭 붙여 안고 왔다
높이 있을 땐 아래로 숙여 봐 한 번만
그리 애원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하늘만 향하던 꽃 날름 잡아채 왔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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