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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l 05. 2024

정원 산책 2024-15

자주달개비 Tradescantia reflexa



연구소와 대덕대학의 경계를 따라 죽 올라가면

비자성동 건물 부근에

자주달개비가 피어있습니다.


그런데 늘 자주색으로 피는 꽃들만 보았는데

올해엔 몇 그루에 거의 흰색에 가까운 꽃들이 피었습니다.

보기에는 참 예쁜데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자주달개비는 방사선 노출 시에

우성형질인 자주색이 파괴되어

분홍 혹은 무색(흰색)이 되는 방사능 지표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을 때

자주달개비꽃이 하얗게 변했다고 해서

'원폭의 꽃' 혹은 '히로시마의 꽃'이라는

별명을 얻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자주달개비는

우리의 닭의장풀(달개비)과 같은 집안이지만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입니다.

그래서 양달개비라고도 불립니다.


'부지런한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꽃'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아침 일찍 피어나

오전 중에 꽃봉오리를 닫기 때문입니다.


학명은 Tradescantia ohiensis

속명인 Tradescantia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탐험가였던

존 트애드스컨트(John Tradescant) 시니어와 주니어를 기리기 위해

린네가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종소명 ohiensis는 미국의 Ohio주를 의미합니다.

영어 일반명은 블루재킷(bluejacket) 혹은

오하이오 스파이더워트(Ohio spiderwort)입니다.

Spiderwort는 꽃받침에 있는 많은 털이

마치 거미의 집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꽃과 새싹은 먹을 수 있으며,

꽃과 줄기는 생으로 먹을 수 있고,

잎은 요리할 수 있는 식물입니다.

식물의 잎은 점액질이 있어

알로에 베라처럼

곤충에 물렸을 때 진정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액질이 마르면 실처럼 생겨

거미줄 같은 느낌이라

spiderwort라고 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자주달개비 꽃의 하얀 미소로 시작된

이 여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자주달개비꽃/ 박명수


언제 봐도

웃어주는 이

속이 없고

감정 없다는데


기쁘면

자줏빛 얼굴

슬프면

입 다문 표정


해가 뜨면

같이 웃고

비가 오면

비로 내린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너는

꾸밈없는

자주달개비꽃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정원_산책 #자주달개비 #흰꽃 #한국표준과학연구원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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