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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l 11. 2024

정원 산책 2024-19

백산풍로초 Geranium sanguineum


경의선숲길공원에서 만난

또 다른 모델입니다.


처음엔 이질풀이나 쥐손이풀 정도로 생각했는데

줄무늬가 좀 많고 복잡합니다.

원래 저는 '삼손 오이'라고 외우고 있어

줄무늬가 셋(삼)이면 쥐손이풀,

다섯(오)이면 이질풀이라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꽃이름을 알려주는 어플에 물어보니

'백산풍로초'라 알려주었습니다.

백두산풍로초로도 불리는 꽃으로

아마 백두산에 피는 야생화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학명은 Geranium sanguineum

이 학명은 사실 쥐손이풀을 뜻합니다.

백산풍로초는 잎이 쥐손이풀보다 작아

애기쥐손이풀로도 불립니다.

하지만 꽃은 보통 쥐손이풀보다 큽니다.


학명에서 속명인 Geranium은

우리가 잘 아는 그 제라늄입니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면

그 꼬투리 모양이

두루미의 부리를 닮았기 때문에

그리스어로 두루미를 뜻하는  

"γέρανος" (géranos, 제라노스)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종소명인 sanguineum(상귀네움)은

라틴어로 '핏빛'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스위스의 식물학자인 가스파르 바우힌 (Gaspard Bauhin)이

이 식물의 뿌리를 피처럼 붉다고 묘사한 것을 인용해

린네가 붙인 이름입니다.


영어 일반명인 bloody crane's-bill은

학명으로부터 나온 듯합니다.

즉 '핏빛의 두루미 주둥이'라는 뜻이니까요.


우리말 이름인 '풍로초' 역시

열매의 모양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옛날 장작불을 붙일 때

바람을 일으키는 '풍로의 주둥이를 닮은 풀꽃'이라는 뜻입니다.


이 예쁜 꽃을 보면서

좀 더 멋진 이름을 붙여주지 않고

별명 같은 이름을 붙여준 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백산풍로초의 꽃말은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라는

참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내 이름을 들었을 때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꽃의 꽃말을 닮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이름에 대하여/ 김채영


제비꽃도 가끔은

제 이름 싫은지 모른다.


수선화, 봉선화, 채송화

언제 들어도 화사한 이름들

부러운지 모른다.


꽃잎으로는 날 수도 없는데

많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제비라니,


제비꽃도 가끔은

이름 바꾸고 싶은지 모른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정원_산책 #백산풍로초 #이름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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