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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16. 2024

무창포 저녁노을

석대도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오후에

아내와 모처럼 한가해진 외손녀와 함께

석양을 보러 서해안 무창포에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은 아직 귀성객들이 별로 없어

한가한 편이었습니다.


대전에서 무창포는 

당진-영덕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공주에서 서천-공주 고속도로로 갈아타 남쪽으로 내려간 후

동서천에서는 서해안 고속도로 

잠시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루트를 따라가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상행선 구간을 지나며

건너편 목포로 가는 하행선을 보니 

차들이 가득 차 있어 거의 정지되어 있었습니다. 

벌써 귀성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나중에 돌아갈 때에는 우리도 저 길을 잠시 지나가야 하는데

잘못 왔나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그래도 바다를 향해 직진!


해물칼국수로 이른 저녁을 맛있게 먹고

해변에 나가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지난번 왔을 때 보았던 

생애 최고의 노을 때문에

이날의 석양은 조금 평가절하가 되었지만,

그래도 바다에서 보는 노을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매월 두 차례 

신비의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신대도 너머로 해가 지고.

점점 붉게 물들어 오는 서쪽 하늘과

섬 위 하늘에서 반짝이는 개밥바라기(금성)가 

점점 밝아 오는 저녁녘 풍경을 보면서

어두워질 때까지 머물다 왔습니다. 


'황혼(黃昏)'이라는 말은

'해가 막 져서 어둑어둑할 때'라는 뜻과 함께,

'한창인 고비를 지나, 쇠퇴하고 종말에 이른 때'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녁 해가 수평선을 넘어가는 모습도 좋지만

그 후에 노랑과 주황색 그리고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저녁노을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살아와 곱게 늙은 노년의 삶도 

저 황혼빛처럼 아름다웠으면 참 좋겠습니다. 


다행히 돌아오는 길은 정체가 풀려 

걱정과는 달리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한여름 같은 무더운 추석 연휴지만

마음만은 여유 있고 행복한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노을서정윤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https://500px.com/photo/1100505490/after-sunset-by-yong-ki-park


#무창포 #석양 #저녁노을 #황혼 #석대도 #추석연휴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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