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여행 - 5

고르드, Gordes

by 박용기
2018년 10월 1일

아비뇽을 떠나 니스로 가는 길에 들른 작은 마을이 있다.
고르드(Gordes) 마을.
프랑스식으로는 아마 고흐드에 가까운 발음이 나는 모양이다.



아비뇽에서 38㎞ 떨어진 고르드는 러셀크로우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출연한 영화 '어느 멋진 순간'의 배경지가 될 정도로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한 마을이라고 한다. 마을을 향해 가던 버스가 길 가에 잠시 멈추고 가이드는 이 곳이 이 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포인트라고 알려주었다. 잠시 차에서 내려 깎아지른 낭떠러지 끝에 서니 정말 건너편 언덕 위에 옹기 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에서는 인구 2,000명 이하의 작은 마을 중 여러가지 선정 기준을 가지고 아름다운 마을을 선정하는데, 이 마을은 여러 분야의 기준을 만족하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의 하나이다.


43351601_2109289029091065_8735026700452102144_o.jpg


보존이 잘 된 르네상스 풍의 '성과 성벽이 있는 마을'. 마을의 전망과 도로에서 바라보는 계곡과 평원의 전망이 아름다운 '파노라마 풍경을 가진 마을'. 바로 계곡 아래에 라벤더 밭이 유명한 세낭크 수도원이 있어 ‘아름다운 수도원 및 교회를 가진 마을’. 그리고 1.5 km 가까이 돌로 만든 오두막이 특징인 ‘보리 마을’이 있어 ‘특이한 풍경을 가진 마을’ 등. 여기에 와인으로도 유명한 ‘와인 마을’ 까지.

'독수리 둥지'라는 마을의 별칭처럼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여 해발 375 m의 석회암 바위 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1301년에 지어진 고르드 성과, 돌집들 사이로 미로 같은 오솔길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중세에 이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큰 돌 작은 돌 하나하나를 사람들의 손으로 옮기고 쌓아 올렸을 터이니 그 고생이 얼마나 컷을 까 하는 생각에 숙연한 마음마저 들었다. 누군가 ‘인간의 욕망이 쌓아놓은 바벨탑 같은 느낌’이라는 말이 공감이 가기도 했다. 오래된 마을 건너편으로는 하늘을 향해 길다랗게 자란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에 있는 현대식 건물들도 눈에 띄었다. 세계적인 유명인들의 별장들이라고 한다.


43328099_2109289859090982_2668396901069488128_o.jpg
43382060_2109289785757656_272321718503079936_o.jpg
43443984_2109289839090984_2280050373391548416_o.jpg
111_8845-s.jpg
43318854_2109289932424308_4241039978689200128_o.jpg
43343382_2109289875757647_4220338897747443712_o.jpg


마을을 구경한 뒤 한 쪽으로 낭떠러지를 끼고 도는 좁은 길을 버스로 한참 내려오면 라벤더 밭이 유명한 세낭크 수도원이 자리하고 있다. 12세기에 세워진 수도원으로 지금도 수도사들이 기거하고 있다고 하는데, 불행히도 우리가 간 날은 내부 사정으로 문을 닫아 내부를 관람할 수 없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판다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의 맛을 보려 했던 아내도 못내 서운해 하였다. 근처의 라벤더 밭도 꽃 피는 시기가 지나 사진에서 본 황홀한 풍광의 라벤더 꽃을 가득 안은 수도원은 아니었지만 고즈넉한 풍경의 수도원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찍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43407863_2109289975757637_4939699877778030592_o.jpg


111_8852-s.jpg
111_8862-s.jpg
111_8865-s.jpg
111_8847-s.jpg




#2018. 10.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프랑스 여행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