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여행 - 6

루시옹, Roussillon

by 박용기

고르드 마을과 세낭크 수도원을 떠나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루시옹(Roussillon)을 들렀다.

2018년 10월 1일


미스트랄이 불던 붉은 마을


이 역시 프랑스식 ‘R’ 발음이 영어와 달라 현지 발음으로는 ‘후쓸리용’ 비슷한 발음이 나는 것 같다. 붉은 황토 산 위에 지어진 마을이어서 붉은 입술 루주(rouse)와 같은 어원을 가진 붉은 마을이다. 이 마을 역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의 하나로 뽑힌 프로방스의 자그마한 중세 마을이다.

붉은 집이 아주 인상적인 곳으로 집들이 붉은 것은 주변의 오커(Ochre)라는 붉은 황토로 지었기 때문이다. 바로 루시옹 주변이 오커의 세계 최대 매립지 중의 한 곳이라고 한다.

마을 입구에 버스를 주차하고 아기자기한 붉은 집들이 들어서 있는 마을로 올라갔다. 골목을 돌아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마을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사이 붉은 벽과 유난히 맑고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환상의 색감을 만들어 내었다. 가이드의 말 대로 어디를 찍어도 작품이 되는 마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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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한 바퀴 둘러 본 후, 특이한 황토 절벽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레스토랑에서 우아한 점심을 먹었다. 이 날의 일정은 이 마을을 둘러보고 사정이 허락하면 황톳길을 걸은 후 니스까지 가는 것이어서 비교적 여유 있는 점심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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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마치고 우리는 드디어 황톳길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입구에 들어서니 붉은 황토 벽이 우리를 맞이하였다. 기념 사진을 한 장씩 찍고 황톳길이 시작되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날 따라 거센 바람이 불어와 흙먼지가 앞을 가려 앞으로 나가기가 어려웠다. 어쩔 수 없어 우리는 황톳길 걷기를 포기하고 다시 마을로 내려와 마을을 조금 더 구경하기로 하였다.


산길의 입구에는 마을의 화분에 심겨 있던 꽃들이 야생으로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에리카(erika)라는 야생화였다. 바람과 타협을 하며 몇 장을 카메라에 담고 마을로 내려 가려하니 사이프러스 나무 한 그루가 문 옆에 높게 서 있는 마을의 공동묘지가 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태양이 사이프러스 나무 끝에 걸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이날 분 바람은 프로방스 지역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차고 건조한 지방풍인 미스트랄(mistral)이라는 바람이라고 한다. 미스트랄이 부는 목가적인 시골 풍경은 알퐁스 도데가 쓴 소설들에는 단골 배경으로 등장한다고 한다. 한편 아를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고흐의 그림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 별들이 유난히 깜박거리는 것처럼 묘사된 이유는 그날 미스트랄이 불었기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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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


다시 동네로 들어와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호텔 레스토랑 앞에 서니 바로 앞에 그림을 파는 화방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CARPE DIEM’. 영어로는 ‘seize the day’, 즉 ‘현재를 잡아라’라는 라티어로 잘 알려진 말이다.


고대 로마 시대의 시인인 퀸투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Quintus Horatius Flaccus)의 라틴어 시의 끝 구절에서부터 왔다고 한다.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확실한 현재를 즐기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비록 미스트랄이 불어 유명하다고 하는 황톳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파란 하늘과 눈부신 태양 그리고 대비되는 남프랑스의 붉은 황토 빛 마을에서의 한 나절의 여유가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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