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11

산수국

by 박용기
가을의 전설-11, 산수국


꽃이 없는 초겨울


하지만 꽃 진 자리가 아름다운 꽃들도 있습니다.
허울만 꽃이었던 산수국 헛꽃은
겨울이 되면 아름다운 나비가 됩니다.

곱던 꽃잎은
이제 그물 같은 잎맥만 남아
지난 시절의 화석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월의 씨줄과 날줄이 얽힌
애잔한 모습이지만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내 삶의 끝자락에는
어떤 모습을 한 세월의 흔적이 남을지.....



산수국/ 허형만

흐벅지게 핀 산수국 오져서
차마 아주 떠나지는 못하고
가담가담 오시어 가만히 들여다보는
여우비 갈맷빛 이파리마다 조롱조롱
매달려 가슴 졸이는 물방울

나에게도 산수국처럼 탐스러웠던
시절 있었지 물방울처럼 매달렸던
사랑 있었지 오지고 오졌던 시절
한 삶이 아름다웠지
한 삶이 눈물겨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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