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5, 작은 자작나무 숲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사진을 보면
나는 언젠가 자작나무가 가득한 숲에 가 고보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기회를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 겨울에도 역시 그럴 기회는 없을 것 같지만
홍천의 한 리조트에 심어 놓은 작은 자작나무 숲,
아니 숲이라 하기에는 어려운 그런 곳이었지만
자작나무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
그때의 느낌을 오롯이 담기를 원했습니다.
빈 손으로 줄지어 선 나무들 사이로
겨울바람이 스치는 곳,
비어 있는 듯 하지만
맑은 생명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겨울 여행에서 만난
자작나무 숲은
꿈을 꾸게 만듭니다.
자작나무/ 양진건
자작나무는 알고 있을까?
왜 우리는 모든 것을 떠나보내야 하는 건지,
바람에 몸을 기댄 채
우수수 나뭇잎을 떠나보내듯
때가 되면
서글프지만 왜 우리는 뒤척이며 헤어져야 하는 건지
자작나무는 알고 있을까?
그것들이 비록 슬픈 몸짓으로 떠나지만,
때가 되면
다시는 누구도 만나지 않을 것처럼
그것들은 떠나지만
왜 우리는 많은 밤을 지나 다시 만나야 하는지,
우리를 증거하는 것이 비록 고통뿐이어도
왜 우리는 사랑해야 하는지
그래서 슬픔과 기쁨은
불륜처럼 함께 하는 것이지만
외로웠으므로 그래서
내 가슴은 다시 뜨거워지는 것인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돌아보면 언제나 나는 돌아오고 있을 테니
헤어진 것과 헤어지는 것들 틈에서
그토록 바스락거리는 자작나무처럼
비로소 귀 열고
목 뻗어, 오늘도 나를 기다려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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