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릴레함메르-오슬로 시청사-국립미술관
여행의 마지막날.
외위에르를 출발해
멀지 않은 릴레함메르로 향했습니다.
릴레함메르(Lillehammer)는
199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곳입니다.
당시 “가장 인간적인 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자연친화적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올림픽 파크(Olympiaparken)와
마이하우겐 스키 점프대(Lysgårdsbakken Ski Jump) 등이 있어
주요 관광 명소로 남아 있습니다.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6위를 함으로써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달은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와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대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눈 대신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실감이 나지는 않았지만
그곳에서 날아오르던
스키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곳을 출발해
버스로 약 2시간 남짓 걸려
오슬로에 도착했습니다.
우리의 마지막 기착지며,
오후에는 우리나라로 돌아오기 위해
비행기를 타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처음 방문한 곳은 오슬로 시청사(Oslo rådhus)였습니다.
시청사는 1931년에 착공되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되었다
195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북유럽의 기능주의 형태의
붉은색 벽돌로 된
두 개의 타워형 건물입니다.
서쪽 타워는 49 m,
동쪽 타워는 63 m 높이로,
동쪽 타워에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시계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닷가 쪽 정면(오슬로 피오르 방향)에는
노르웨이 신화 속 인물과
역사적 장면을 표현한
부조 조각이 새겨져 있습니다.
시청사 내부는
수십 명의 예술가들이 만든
대형 벽화, 프레스코화,
그리고 모자이크 작품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매년 12월 10일에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메인홀(Main Hall) 벽면에는
노르웨이의 역사와 문화, 평화, 노동,
그리고 자유를 주제로 한 벽화들이 있습니다.
메인 홀 정면을 장식하는 거대한 유화 벽화는
헨리크 쇠렌센 (Henrik Sørensen)의 작품이고
홀 내부와 갤러리 등의 프레스코 벽화는
알프 롤프센 (Alf Rolfsen) 등이 참여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의 벽화는
노르웨이 현대미술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른 노벨상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수상하는데,
유독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의 오슬로 시청사에서 수여됩니다.
이는 노벨의 뜻에 의해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노벨이 죽은 1896년에는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한 왕국에 속해 있었습니다.
즉 1814년부터 1905년까지
두 나라는 별도의 의회와 정부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정치적으로는 스웨덴이 더 강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스웨덴이 노르웨이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알프레드 노벨이 그의 유언장에
“인류의 평화 증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평화상을 준다”라고 명시했습니다.
당시 스웨덴은 군사적이고 보수적인 국가였고,
반면 노르웨이는
평화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정치 분위기가 강했다고 합니다.
노벨은 이런 점에서
평화상만큼은 노르웨이의 의회가 수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의 유언장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고 합니다
“평화상은 노르웨이 의회에서 선출한
다섯 명의 위원이 수여할 것이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Norwegian Nobel Committee)’가 설립되어
오슬로에서 평화상을 수여하게 되었고,
지금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청사 방문을 마치고 자유시간이 주어져
우리는 시청사 근처에 있는
국립미술관에 갔습니다.
현재 건물은 2022년 6월 11일에
정식으로 개관한 새 건물입니다.
노르딕 지역에서 최대 미술관 중 하나로,
전체 면적 약 54,600 ㎡이며
전시공간만 약 13,000 ㎡ 수준입니다.
소장품 수는 약 400,000여 점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 수가 615,797점,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작품수가
약 11,500여 점인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규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중 약 6,500 여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노르웨이 화가들의 작품들이었으며,
고흐, 피카소, 모네 및 세잔느의 작품 몇 점과
에드바르 뭉크 작품도 일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작품도 많은 데다
시간도 부족하고
더욱이 노르웨이 화가들에 대해선
지식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그림들을 잘 감상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중에는
뭉크 미술관에 없는 작품도 있었는데,
특히 국립미술관에 있는 '절규'는
유화 버전이어서 특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많은 노르웨이 작가 작품 중
하랄드 솔베르그 (Harald Sohlberg)의
'겨울밤의 론다네(Winter Night in Rondane)는
노르웨이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
1위로 꼽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품 감상을 끝내고
넓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가져본 여유로
이번 북유럽 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났습니다.
노벨평화상 박물관 앞에서
일행을 만나
귀국하는 비행기를 탑승하러
오슬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교적 적은 인원의 패키지여행이었던
이번 여행은
북유럽의 깨끗한 모습과
아름다운 자연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고,
아내뿐만 아니라
처제와 동서도 함께 해서
가족 여행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일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H 관광의 가이드 박윤정 씨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를 실은 비행기는
유럽으로 갈 때보다 빠른
시속 1,000 km 정도의 속도로 날아
12 시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장거리 비행을 할 때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지구 자전과 비행기의 과학 문제 하나가 있습니다.
지구는 시속 1,670 km로(적도 기준)
동에서 서로 자전하고 있습니다.
(서울 기준으로는 시속 1,300 km)
그렇다면
지구의 자전 방향으로 비행할 때(서에서 동으로)와
그 반대 방향(동에서 서로)으로 비행할 때
비행 속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입니다.
그 이유는
지구와 함께 지구의 공기도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비행기도
인력에 의해 지구와 함께 돌기 때문입니다.
즉 비행기가 떠 있는 하늘도
지구와 함께 회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동쪽으로 돌고 있으니
“서쪽으로 가는 비행기는
더 빨라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출발할 때 이미
지구 자전 속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없게 됩니다.
즉 지구와 함께 이미 뒤쪽(동쪽)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서쪽으로의 속도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은 대기 순환에 영향을 줍니다.
이 때문에 강한 바람대인 제트기류가 발생합니다.
이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서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는
강한 역풍 속을 뚫고 가게 되고,
유럽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비행기는
강한 뒷바람을 받으며 비행을 하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비행 방향에 따라
비행속도가 달라집니다.
유럽으로 갈 때 비행기의 속도는
시속 900 km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나라로 올 때는
시속 1,000 km를 넘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 2시간가량의
비행시간 차이가 나게 됩니다.
하지만
비행기의 속도가 지구 자전 속도보다 빠를 경우,
자전 반대 방향으로 비행을 하면
눈으로 볼 때 '태양보다 빨리' 서쪽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시간 역전 효과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즉 태양이 하늘에서 멈춘 듯하거나
심지어는 다시 동쪽하늘에서
떠오르는 듯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초음속으로 날던
콩코드(Concorde)라는 비행기는
최고 시속이 약 2,180 km(음속의 2.04배)였습니다.
런던에서 뉴욕까지 약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 지구 자전 속도보다 빠르게
서쪽 방향으로 날게 되어
해가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를 따라가는 비행기(Supersonic Sunset Flight)”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연료 소모로 인한 고가의 운항비용,
초음속으로 비행 시 발생하는
소음인 소닉붐으로 인한 환경 문제 등으로
2003년 운항을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초음속 여객기에 대한 꿈은
최근까지 이어져
미국과 일본 및 중국에서
새로운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앞선 회사는 미국의 ‘붐슈퍼소닉’입니다.
이 회사가 개발한 XB-1은
최고 속도 마하 1.7(시속 2080㎞),
비행거리 약 7900㎞로 설계되어
도쿄~시애틀 구간을
기존 8시간에서
4시간 반으로 단축시킬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 상공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했는데,
앞으로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오버추어’라는 이름의 초음속기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실현되기 어려운 여행이겠지만,
우리 딸들이나 사위들 그리고 외손녀들은
언젠가 이런 빠른 비행기로
유럽을 여행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여행을 기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좀 긴 유럽여행기를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 여정이다.”
- 엘리엇
“The journey, not the arrival, matters.”
- T.S. El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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