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모퉁이-6

석산 Lycoris radiata/ Red Spider Lily

by 박용기


가을의 초엽

한밭수목원에는

붉은 꽃무릇,

석산이 피어납니다.


이 꽃이 피면

추석 무렵이 되고

가을은 갑자기 우리 곁으로

훅~ 하고 다가옵니다.


꽃 속에서

브런치 삼매경에 빠진

호랑나비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꽃과 나비를 함께

사진에 담는 것을 좋아하지만,

요즘 이런 모습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비도 잘 안 보이고

저도 사진 찍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겠지요.

부지런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사진 찍기에도

나이가 드나 봅니다.


그래도

이런 사진을 찍을 땐

가슴이 따뜻해오는 걸 보면

아직 제 마음 어딘가에

젊음이 살고 있나 봅니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바라보는 여유가

더 어울리는 나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붉은 석산이 가득 핀

선운사에서 쓴

이필종 시인의 시

<꽃무릇 옆에서>가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꽃무릇 옆에서 /이필종


선운사 가을 언덕

맑은 햇살 부서지는 그윽한 곳에


슬프도록 선혈 쏟는

선홍빛 그리움


천년 종소리가

세상 골짜기마다 피눈물을 들이듯


문득 다가오다 사라지는

누구 가슴엔들 그리움 없으랴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계절의_모퉁이 #석산 #꽃무릇 #호랑나비 #한밭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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