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상-10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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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송창식의 '밤눈'이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1974년에 발표된 곡이니

아마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들은 곡이라 생각됩니다.


눈 내리는 밤길을

눈을 맞으며 걸었던

젊은 날의 추억과 함께,

눈 내리는 겨울밤의 정취를

아련하게 느끼게 하는

그런 노래입니다.


이 곡의 가사는

소설가 고 최인호 씨가 썼습니다.


그는 이 노랫말을

고등학교 졸업식 전날 밤에 썼다고 합니다.

어지럽게 내리는 눈발을 보면서

졸업을 앞둔 기쁨과 설렘보다는

세상에 나가는 두려움을

노랫말에 담았다고 합니다.



한 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잠만 들면 나는 거기엘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거기엘 가네


눈발을 흩이고 옛 얘길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 오리라

아니면 다시는 오지도 않지


한 밤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 수록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겨울에 눈이 없다면

정말 삭막할 것 같습니다.

눈은 겨울의 꽃이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내립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리고 나이와 때에 따라

눈을 보는 생각과 느낌이 참 다릅니다.


나이가 들면서

눈은 설렘보다는

추억 여행이나

사색의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눈 속에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남천을 보면서

나이 듦을 생각합니다.


화려했던 계절이 지나간 뒤

인생의 겨울까지

남아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남천처럼

붉은 사랑의 열매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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