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얼마 전
송창식의 '밤눈'이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1974년에 발표된 곡이니
아마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들은 곡이라 생각됩니다.
눈 내리는 밤길을
눈을 맞으며 걸었던
젊은 날의 추억과 함께,
눈 내리는 겨울밤의 정취를
아련하게 느끼게 하는
그런 노래입니다.
이 곡의 가사는
소설가 고 최인호 씨가 썼습니다.
그는 이 노랫말을
고등학교 졸업식 전날 밤에 썼다고 합니다.
어지럽게 내리는 눈발을 보면서
졸업을 앞둔 기쁨과 설렘보다는
세상에 나가는 두려움을
노랫말에 담았다고 합니다.
한 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잠만 들면 나는 거기엘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거기엘 가네
눈발을 흩이고 옛 얘길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 오리라
아니면 다시는 오지도 않지
한 밤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 수록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겨울에 눈이 없다면
정말 삭막할 것 같습니다.
눈은 겨울의 꽃이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내립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리고 나이와 때에 따라
눈을 보는 생각과 느낌이 참 다릅니다.
나이가 들면서
눈은 설렘보다는
추억 여행이나
사색의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눈 속에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남천을 보면서
나이 듦을 생각합니다.
화려했던 계절이 지나간 뒤
인생의 겨울까지
남아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남천처럼
붉은 사랑의 열매였으면 좋겠습니다.
#겨울_단상 #눈 #송창식_밤눈 #남천_열매 #인생의_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