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무성한 잎을 달고 있던 가지는
이제
맨몸으로 서 있다
홀로
하늘 앞에 서는 계절
삶의 겨울은
하늘을 우러르며
멈추어 기도하는 시간
곰, 다람쥐, 개구리의 공통점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입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 동안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서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심장박동과 호흡,
그리고 대사율을 크게 낮춰
저장된 지방만으로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잠은 살아남기 위해
잠시 멈추는 지혜이며,
봄을 포기한 휴식이 아니라
봄을 준비하는
조금 느린 움직임입니다.
겨울엔
어쩌면 사람들에게도
겨울잠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쁜 일정을 비워두고
조용히 침잠하는 시간을 갖음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내 안의 자아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 삶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지를
조용히 찾아보는 시간은
결코 낭비나 아까운 시간이 아닙니다.
씨앗은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며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 안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꿈을 꾸면서.
나이가 들어
삶을 돌아보니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있고,
열매가 열리는 시기가 있는
자연의 모습처럼,
어떤 시간은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꽃이 피고
또 열매를 맺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겨울잠은 뒤처짐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힘을 모으는
지혜의 시간입니다.
성숙이란 더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멈출 줄 아는 능력이다
- 헨리 나우웬
Maturity is not about going faster,
but about the ability to stop
- Henri Nou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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