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상-13

아침 산그리메

by 박용기
20260124_093303-F-sWinter reflections-13.jpg


겨울 산들이
겹겹이 숨을 고른다


밤의 무게가
아직 남아있는 아침 산


멀리서 산그리메를 넘어오는

아침 빛이 곱다






갑자기 하루를 머물게 된

단양의 한 리조트에서 만난

아침 산 풍경입니다.


푸른 어스름 사이로

산그리메가 겹겹이 포개지는 아침에

겨울은 낮은 목소리로

삶의 깊이를 묻습니다.


지나온 날들이

저 능선들처럼 아득히 겹쳐집니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넘어야 할

인생의 굴곡을

조용히 보여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선가

양희은의 '한계령' 노랫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노래의 가사는

'한계령에서 1'이라는

정덕수 시인의 시의 일부를

하덕규가 노랫말로 바꿔 만들었습니다.


저 산은 내게
오지 마라 오지 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수묵화처럼

침묵으로 말을 건네는

아침 산그리메에

새벽빛이 스며들며

하루가 시작될 즈음,

또 하루를 시작하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겨울_단상 #단양 #새벽 #산그리메




매거진의 이전글겨울 단상-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