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와 까치집
앙상한 겨울나무에
덩그러니 남은
까치집 하나
이 겨울에도
계속되는
누군가의 삶
갑자기 내린 눈이
삭막했던 풍경을
멋진 세상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겨울나무에 매달린
까치집을 보면서
그 용도가 궁금했습니다.
봄부터 여름 동안엔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요람이자만,
추운 겨울엔 포근한 둥지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겨울용 숙소는 아니라고 합니다.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는
까치의 '부동산 등기부 등본'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자기 영역임을 나타내는
'깃발'이라고 합니다.
겨울철 밤에는 천적을 피해
상록수나 숲 속 깊은 곳으로 이동해
잠을 자지만,
낮에는 자기 집 근처를 지키며
보수 작업을 하기도 하면서
다가올 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까치집은 엉성해 보여도
건축학적으로 볼 때
제법 걸작이라고 합니다.
태풍에도 견디는
'트러스 구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뭇가지를 겹겹이 엇갈려 쌓아 올린 구조로
웬만한 강풍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거기에 3층 단열 시스템도 갖추었습니다.
외벽은 거친 나뭇가지로 골격을 만들고
중간층은 진흙과 마른풀로
단열층을 만듭니다.
내부는 깃털 보온재로 마감했습니다.
더욱이 다른 새들의 둥지와 달리
까치집은 위를 덮는
지붕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비바람을 막고,
매나 부엉이와 같은 포식자들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겨울에도 집 근처에서
서성이는 까치는
멀리서 다가올 봄을
미리 맞이하기 위해
오늘도 높은 곳에
오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이 없다면 봄은 그리 달콤하지 않을 것이다.”
- 앤 브래드스트리트 (영국 출신 미국 시인)
“If we had no winter, the spring would not be so pleasant.”
- Anne Brad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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