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Jan 31. 2021

The number, 14 °C + 알파

지구의 평균 온도

지구는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지구는 에너지원인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금성은 평균 기온이 470 °C로 너무 뜨거우며,
지구의 바로 다음 행성인 화성은 평균 기온이 영하 80 °C로 너무 차갑다.
이에 비해 1880년대부터 측정된 지구의 평균온도는 1980년대까지
약 14 °C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지구는 더워지고 있으며,
NASA에 의하면 2017년은 1980년대까지의 평균 온도보다 0.9 °C가 높았다.


지구 평균 온도란?

그렇다면 이렇게 넓은 지구의 평균 온도는 어떻게 측정할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전 세계에 수 천 개에 달하는 지점에서 지표와 바다 표면의 온도를 온도계를 이용하여 측정하는 것이다. 지표면의 온도는 지상에서 1.5 m 높이에 설치된 백엽상 같은 보호된 측정소에서 측정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해수면의 온도는 몇 가지 다른 방법으로 측정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배에서 바닷물을 양동이에 퍼 올려 온도계를 담가 측정하는 방법이다. 그밖에도 부표를 사용하거나 기상 위성에서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각 지점에서 매일 측정된 온도는 그 지점의 평년 온도(일반적으로 과거 30년 간의 평균으로 1961년부터 1990년까지의 데이터를 사용)와 비교하여 온도 차이를 구하는데, 이 차이를 온도 이변(temperature anomaly)이라 부른다. 전 지구를 2,592개의 정사각형 그리드로 나누어 각 방마다 매일 평균 온도 이변을 구한다. 이렇게 구한 각 지점의 온도 이변의 1년 치 데이터를 모두 평균하면 그 해의 지구 온도의 이변 값이 구해진다.


지구 온도의 가계부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로 가열된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의 50 % 정도는 지구의 땅과 바다에 흡수된다. 30 % 정도는 구름과 지구 표면, 그리고 대기 중의 기체들에 의해 반사되고 20 % 정도는 대기와 구름에 흡수된다. 하지만 지구도 우주를 향해 에너지를 방사하고 있다. 모든 물체는 온도에 따라 특정한 파장의 복사 에너지를 내보내는데, 태양은 아주 뜨겁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백색광을 내지만 이 보다 낮은 온도로 가열된 물체는 노란빛이나 붉은빛의 복사선을 내보낸다. 상온의 물체도 복사선을 내보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긴 파장의 적외선이 나오고 있다. 지구도 바로 우주를 향해 적외선 파장의 에너지를 내보내고 있다. 지구가 내보내는 에너지는 구름이나 대기 중의 여러 기체들에 의해 다시 흡수되어 그중 일부는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러한 열 순환 과정에서 메탄이나 탄산가스 등 온실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 수입과 지출에 의해 지구는 온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온실 가스의 양이 적정량보다 증가하게 되면 지구로 돌아오는 에너지의 양이 증가하게 되고 지구 평균 온도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지구 온도 변화의 큰 그림

지구의 평균 온도를 직접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 중반부터다. 지구의 오랜 역사로 보면 극히 짧은 기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지구 온도 변화의 큰 그림이 필요하게 된다. 그렇다면 온도 측정 기록이 없는 오랜 과거의 지구 온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산소 동위원소 등을 이용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과거 특정 시간의 지구 온도를 추정하여 지금부터 수십억 년 전까지의 온도 변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소는 원자량이 16인 원소와 18인 원소가 있는데, 온도가 높고 건조한 기후일 때에 내리는 비나 눈 속에는 무거운 산소 동위원소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오래된 빙하를 보링하여 긴 얼음 기둥을 채취한 후 깊이 별로 산소 동위원소를 분석해 보면 시대에 따른 온도 변화를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해저 퇴적물 속의 조개류 껍질은 탄산칼슘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바닷물 속에 있던 산소를 사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속에 포함된 산소의 동위 원소를 분석해 보면 역시 과거의 지구 온도 변화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십억 년 전부터의 지구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큰 그림을 그려 놓았다. 이 그림에 의하면 지구는 더워지기도 하고 추워져 빙하기를 맞기도 하였다. 더운 시기에는 5,000년 동안 평균 온도가 4 °C에서 7 °C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평균 온도 상승 속도는 과거에 비해 10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에 따른 영향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그의 저서 <6도의 멸종>에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에 따른 영향을 예상하고 있다. 1 °C가 상승하면 북극의 기온 상승이 가속화되고 2040년이면 모든 빙하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2 °C가 상승하면 2025년 캐나다와 알래스카 및 시베리아의 북부 지역에서 얼음이 사라지게 된다. 4 °C가 상승하면 남극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5 °C가 상승하면 양 극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고 지하수층이 고갈되며 인류의 삶은 벼랑 끝에 서게 되어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6 °C까지 상승하면 대부분의 생명체가 멸종하게 되리라 전망하였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 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사보 <지질, 자원, 사람> 2018년 5-6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사보 <지질, 자원, 사람> 2018년 5-6월호

매거진의 이전글 박용기의 단위이야기-1초 동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