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10

by 박용기
겨울비-10


비를 맞으면
작은 등불을 켜는 나무가 있습니다.


겨울나무와 겨울 비는

그 속에서 함께 비에 젖어야만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 속에는

서러움도

외로움도

그리고 삶에 대한 치열한 갈망도

모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비 속의

겨울나무에게

한 없이 빠져드는 이유입니다.


**주의: 사진을 크게 확대해 보시면 비에 젖을 수 있습니다. ^^




겨울비/ 조성심


오실 때 되지 않았는데도

더 이상

못 기다리노라

내게 와서는


차마 문 두드리지 못하고

추적추적

한 밤내

내 방 창 앞에 내리면서


잠 못 드는 나를

흔들어 놓고

내 깊은 혼까지

물결지게 하고


그대에게

다가설 수 없어도

온몸에 묻어나는

그대의 젖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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