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어나는 꽃-6, 산수국생명력을 잃은 것 같은 마른 꽃에
생명을 불어넣기.
겨울에도 꽃의 형태를 비교적 잘 유지하는 산수국이지만
직접 보면 처량하기도 하고
생명이 떠난 빈자리처럼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빛 한 줌을 뿌리고
카메라의 예리한 눈으로
그 속에 담긴 따스한 생명력을 담아내어
마술처럼 아름답게 만드는 마술사가 되어 봅니다.
어쩌면
아름다움은 그냥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발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 소정희
아름답다는 것을
목욕탕에서 만난 어느 할머니의
앙상한 발에서 느낀 적이 있다
한쪽 팔이 마비된 할머니의 발
하얀 살결에
검푸르게 뻗은 핏줄이
늦가을 서리맞은 풀밭,
벌레가 파먹은 나뭇잎 한 잎처럼
실핏줄 터져 버린 삶의 훈장같이 느껴져
진실로 발 쪽을 얼굴로 생각해서
입맞춤해드리고 싶었다
뽀얀 젖가슴 사이로
아이의 웃음이 흐르는 듯해서
할머니 등에 내 손을 얹고
쓰다듬듯이
아이의 얼굴을 씻겨주듯이
살살 문질러 드렸다
작고 가지런한
꽃송이 같은 할머니의 발
실상은 얼마나 애처로운 모습인가
어느 삶 자락에서 뼈마디가 눅진해진
인생이 몽땅 진이 되어
고추 대처럼 말라버린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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