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 꽃
얼마 전 동네 화원에서 만난 다육이 꽃입니다.
다육이는 하도 비슷하고 이름도 잘 몰라
그냥 다육이로 모두 부르기로 했습니다.
꽃처럼 예쁜 다육이지만
가끔씩 이렇게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을 때
기다란 꽃대를 올려
오묘한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이 사랑스러운 다육이 꽃에 걸맞은 시가 없어
오늘은 부족하지만 제가 직접
시 하나를 쓰기로 했습니다. ^^
다육이에게/ 박용기
거친 땅에서
별로 돌보아 주지 않아도
늘 촉촉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사는 너
누구와 경쟁하듯 자라나는
잎 푸른 식물들과는 달리
느린 삶으로 천천히
늘 같은 모습으로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너
그런 너를 보면서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기다란 꽃대도 올려
아주 신비하고 사랑스러운
등불 같은 꽃을 피우고
수줍은 미소로
깊은 위로를 전해주는 너
나도 언젠가 너처럼
꽃대를 길게 세우고
이런 꽃 한 번 피워
삶이 조금 힘들게 느껴지는 누군가에게
위로의 작은 등불
켤 수 있는 날 오기를
기도해 본다
#사랑하게_될_줄_알았어 #다육이꽃 #자작시 #동네화원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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