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8

다육이 꽃

by 박용기


116_5255_57-st-s-I knew that I would love you-8.jpg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8, 다육이 꽃


얼마 전 동네 화원에서 만난 다육이 꽃입니다.

다육이는 하도 비슷하고 이름도 잘 몰라

그냥 다육이로 모두 부르기로 했습니다.


꽃처럼 예쁜 다육이지만

가끔씩 이렇게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을 때

기다란 꽃대를 올려

오묘한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이 사랑스러운 다육이 꽃에 걸맞은 시가 없어

오늘은 부족하지만 제가 직접

시 하나를 쓰기로 했습니다. ^^





다육이에게/ 박용기



거친 땅에서

별로 돌보아 주지 않아도

늘 촉촉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사는 너


누구와 경쟁하듯 자라나는

잎 푸른 식물들과는 달리

느린 삶으로 천천히

늘 같은 모습으로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너


그런 너를 보면서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기다란 꽃대도 올려

아주 신비하고 사랑스러운

등불 같은 꽃을 피우고

수줍은 미소로

깊은 위로를 전해주는 너


나도 언젠가 너처럼

꽃대를 길게 세우고

이런 꽃 한 번 피워

삶이 조금 힘들게 느껴지는 누군가에게

위로의 작은 등불

켤 수 있는 날 오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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