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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an 19. 2021

겨울의 아름다움-8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마다
하얗게 눈이 쌓였습니다.


싸늘한 겨울

맨몸으로 버티던 겨울나무도

따스하고 부드러운 하얀 목도리를 두르고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오늘은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려 하나 봅니다.


지난 한 해

코로나로 발이 묶여버린 우리도

이 겨울 어쩌면

겨울나무들이 되어있는지도 모릅니다.


흰 눈이 흩날리는 날

모든 걸 훌훌 털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겨울 나무/ 하청호



겨울 숲에 서면

기도하는 나무를 본다.


잎새의 반짝이는 몸짓도

떠나 보내고

온갖 풀벌레들의 재잘거림도

비워 버리고


떠나간 모든 것들을 위해

외곬로만 우러러 기도하는

어머니 같은 나무를 본다.


어쩌다

별빛 고운 날이면

흔적만 남은 아이들의 눈망울을

별들 속에 헤아리고


이제 모든 것을 주어 버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어머니 같은 나무를 본다.


이 겨울

혼자서 북풍을 맞고 서서

기도로 지새우는

은혜로 선 겨울 어머니를 본다.




#겨울의_아름다움 #눈 #겨울나무  #우리동네 #사진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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