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아름다움-9, 겨울 억새동네에서 만난 겨울 억새 하나
아름답던 가을날의 풍성했던 은발은
어느새 빠져
이제는 겨우 세 가닥만 남고
그마저 구부러졌습니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어쩌지 못하는 생명의 유한함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그 유한함을 알고
자연의 순리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묵묵히 이 겨울을 지키고 있는 겨울 억새는
분명 겨울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삶의 철학이요
애잔한 아름다움입니다.
겨울억새 / 조남명
잎사귀 서슬 퍼렇던
그 기세는 오간데 없이
삭풍을 거역 못하고
다소곳 누웠다
찬바람에 시달려
늘어트린 풀죽은 이파리
들릴락 말락 서걱거리는 소리
언덕에 기대 누워
빛바랜 허연 머리칼
고개 숙이는 초라한 풀
솜털 씨앗 흩어져 나가고
빗살만 하늘을 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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