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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an 26. 2021

씨앗의 춤-1

씨앗의 춤-1


한겨울이 되면
박주가리의 통통하고 길쭉한 열매가 벌어지면서
하얀 솜털 달린 씨앗들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마치 이소를 준비하는 어린 새들처럼

둥지를 떠나는 일은 두렵고 떨립니다.


그러다 찬바람이 휙 불어오면

하늘로 둥실 떠오르는 아이도 있고

아직도 두려움에

서로를 붙잡고 떨고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떠나야 사는 게

자연의 순리


결국 모든 씨앗들을 날려 보내야만

빈 박주가리 열매는 한 생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풀어내는

춤사위가 참 아름답습니다.




춤추는 생/ 정연복



따스한 햇살 받아

행복한 꽃잎


비바람 불어와도

울지 않네


온몸이야

비에 흠뻑 젖더라도


보이지 않는 마음은

굳세고도 굳세어


살랑살랑

명랑(明朗)의 춤을 추네.


한철 피었다 지는

가벼워 보이는 목숨이건만


삶의 시련과 슬픔까지도

가만가만 품고 삭일 줄 아는


아름다운 꽃

춤추는 한 생이여.  




#씨앗의_춤 #박주가리 #솜털 #반영 #사진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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