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태양빛이 쏟아지는 넓은 바다에서
돛을 올리고 항해하는 사람들
나에게는 또 다른 여행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여행은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많은 생각의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라는
나짐의 시가 마음에 와 닿는다.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지는 해와 노랗고 붉은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바다를 가르는 세일링 보트가
참 시원해 보인다.
호텔 방 발코니에 나오면
넓게 펼쳐진 저녁녘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일
이번 여행의 컨셉인 ‘쉼’과 참 잘 어울린다.
우리네 바다처럼 짠 냄새도 없고,
하늘을 가르며 나는 갈매기도 없어
유난히 평온하게 느껴지는 하와이의 바다.
이 바다가 늘 가까이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난다.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과 바다,
그 속에서 서서히 수평선을 향해 하강하는 석양,
이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끔씩 삶이 지루하거나 건조하다고 느껴질 때,
가만히 꺼내 보는
가슴 속에 곱게 새겨진 추억의 순간이다.
여행은 추억을 만든다/ 용혜원
외로움이 쌓여
여행을 떠나면
마냥 동경만하고 그리워했던 곳들이
하나 둘 눈앞에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여행은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고
가슴에 담고 새기며
만나는 것들을 새롭게 안겨준다.
내 눈에 찾아 들어온
아름다운 풍경들이
가슴에 남아 한 편의 시가 된다.
여행 중에 마시는 커피는
외로움을 타는
내 몸에 겹겹이 흘러들어
산다는 의미를 새겨둔다.
여행은 삶에
추억을 만든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맞는 저녁녘은 참 특별했다.
붉게 해가 수평선을 넘어가면
서쪽 하늘 색은 잠시 창백한 붉은 빛을 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조금씩 황금빛으로 변해 절정을 이룬 후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간다.
그러면 서쪽 하늘에 개밥바라기별 하나가 반짝이고
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날은 어둑해 진 서쪽 하늘에
실낫같은 초승달이 낮게 드리워지고
어둠과 함께 수평선 아래로 지는
moon set 도 구경할 수 있었다.
어두워진 밤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별을 보다
아예 들어 누워 하늘을 보며
별 헤는 밤을 즐기기도 하는 것
여행이 주는 작은 행복이다.
여행기/임영준
스쳐가는 사람들 모두
뭉게구름을 타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간들은
나룻배 위에서 한가로이
바람 따라 흔들리고
물결은 온갖 꽃으로 만발하여
권태를 속속들이 파고 들었다
노을이 멈추는 마을까지
산 몇 개쯤은 단박에 열렸고
모닥불 사이에서 날밤이
노릇노릇 무르익을 때쯤이면
별이 하얗게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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