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그 카페에서-4, 청미래덩굴 열매
카페 한쪽에 꽂혀있는 청미래덩굴 열매가
곱게 늙은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합니다.
녹색의 여린 순으로 시작하여
풀빛 꽃을 피우고
청춘처럼 싱그럽고 푸르른 열매를 맺은 후
화려한 붉은빛의 중년을 지난 열매.
이제는 주름지고 어두워진 모습이지만
참 다정하고 인자한 노년의 모습입니다.
청미래덩굴은 지방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참 다양한 식물입니다.
황해도와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
경기도에서는 ‘청미래덩굴’,
강원도에서는 ‘청열매덤불’,
호남지방에서는 ‘명감나무’ 또는 ‘맹감나무’라 부른다고 합니다.
줄기에 가시가 있어 ‘종가시나무’,
‘매발톱가시’라고 부르는 지역도 있습니다.
한자로는 토복령(土茯領) 또는 산귀래(山歸來)라고 합니다.
카페의 문 밖에
봄 그림자가 서성이는 늦은 오후.
우리는
아직도 초록의 꿈을 꾸는
늙은 청미래덩굴 열매에게
아쉬운 눈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섰습니다.
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
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
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
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
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
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
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
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
그렇게 2월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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