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Feb 24. 2021

겨울꽃-2

미국쑥부쟁이

겨울꽃-2, 미국쑥부쟁이


미국쑥부쟁이 진 자리에
겨울꽃이 피었습니다. 


이제 겨울이 다 끝나가는 시간


벌써 씨앗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빈자리로 남아 꽃이 된 아이와,

아직도 솜털 씨앗을 날려 보내지 못한 아이들이 

마른 가지 위에 함께 매달려 있습니다. 


봄이 되면 더 이상 쓸모없는 마른풀

이제는 과거형의 갈색 줄기


하지만

아직도 솜털 씨앗을 간직하고 있어

소명을 다 하는 날까지는 

미래형으로 남고 싶은 마른풀 위에

2월이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마른 풀/이승은


혹한을 건너느라 핼쑥해진 어머니가

하얀 봉투 하나를 수줍게 내미신다

귀퉁이 또박또박 쓰신

‘사랑한 내 딸 행복해라’

읽을수록 흐려지는 과거형의 그 한마디

눌변의 갈피마다 멈칫대는 옛 기억이

눈자위 마른풀 같다

그 풀의 그늘 같다





#겨울꽃 #미국쑥부쟁이 #마른풀 #꽃이_진_자리 #2021년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꽃-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