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2
혼자 살아가기는 참 힘든 세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피어난 꽃이 있어 다행입니다.
비록
이른 봄 잠시
세상을 밝히는 불빛이 되어 피어났다
오래지 않아 사그라들지만,
이 봄엔 더욱 고마운 마음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속에
이처럼 따뜻한 모습으로 다가와 준
수선화
이 꽃이 있어 봄은 또 피어납니다.
그리고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수선화, 그 환한 자리/ 고재종
거기 뜨락 전체가 문득
네 서늘한 긴장 위에 놓인다
아직 맵찬 바람이 하르르 멎고
거기 시간이 잠깐 정지한다
저토록 파리한 줄기 사이로
저토록 환한 꽃을 밀어올리다니!
거기 문득 네가 오롯함으로
세상 하나가 엄정해지는 시간
네 서늘한 기운을 느낀 죄로
나는 조금만 더 높아야겠다
#봄이_거기 #수선화 #두송이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