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매년 이맘때면 카메라에 가득 담던
그곳의 목련이 한창이라고
이제는 소식으로만 듣습니다.
하지만 이 봄엔
내가 사는 아파트 화단에 피어난
작은 목련나무로 만족해하렵니다.
사회적 간격 두기가 꼭 필요한 이 봄에는
멀리 꽃구경 떠나지 않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
오히려 즐거움이 됩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이 봄
내가 조금은 잘할 수 있는 일 하나로라도
사람들 마음속에
작은 위로의 등불을 켜고 싶습니다.
곱게 핀 흰 목련 한 송이로
내 영혼에도 환하게
등불이 켜집니다.
깨끗한 슬픔/ 정일근
작은 마당 하나 가질 수 있다면
키 작은 목련 한 그루 심고 싶네
그리운 사월 목련이 등불 켜는 밤이 오면
그 등불 아래서 그 시인의 시 읽고 싶네
꽃 피고 지는 슬픔에도 눈물 흘리고 싶네
이 세상 가장 깨끗한 슬픔에 등불 켜고 싶은 봄밤
내 혼에 등불 밝히고 싶은 봄밤
#거기_봄이 #목련 #백목련 #우리동네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