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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pr 09. 2021

이제 봄-19

산옥매

이제 봄-19, 산옥매


외손녀를 수영장에 데려다 주고 기다리는 사이
자동차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잠시 근처의 동네 산책을 했습니다.


담이 없는 어느 집 마당 입구에

고운 옷을 입고 조팝나무 사이에 수줍게 피어있는

분홍빛 꽃을 발견했습니다.


매화를 닮은 긴 속눈썹이 매력적인 모습입니다.

얼핏 이스라지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알고 있는 이스라지꽃보다 색이 좀 짙은 것 같아

이름을 알려주는 앱에 물어보니

'산옥매'라고 합니다.

'산에서 자라는 매화나무'라는 뜻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박상진교수의 나무세상>을 보면

산옥매 이름에 매(梅)자가 들어간 것은

꽃 모양이 매화를 속 빼닮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꽃이 지면 이스라지나 산앵두 비슷한

빨간 작은 열매가 맺힙니다.


정원수로 심는 흰꽃이 피는 옥매는

산옥매를 개량하여 

꽃잎이 여러 겹이 되도록 만든 품종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옥매는 암술과 수술이 아예 없어 

열매가 달리지 않는 꽃이 되었답니다.


아름다움 속에 슬픔을 간직한 꽃이 되었네요.


이 봄에 처음 만난 산옥매가

봄을 새롭게 만들어 줍니다.

여름에 열릴 붉은 열매도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4월/오세영


언제 우리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가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지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이제_봄 #산옥매 #분홍꽃 #우리동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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