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꾸는 꿈-2

금낭화

by 박용기


꽃들이 꾸는 꿈-2, 금낭화
봄소식을 전하는 일도 조심스러워
조용히 피었다 져버린 봄 꽃들.


4월도 벌써 막바지입니다.

이맘때면 시골집 작은 화단에
긴 꽃대를 늘이고
붉고 작은 주머니들을 가득 달고 있는 꽃
금낭화가 피어납니다.

꽃 모양이 복주머니 모양을 닮고
꽃가루가 황금색이어서
금 주머니꽃이라는 뜻인 금낭화라 불립니다.

양 갈래 삐삐 머리를 한
귀여운 모습이지만,
서양 사람들에게는
피 흘리는 심장(bleeding heart)으로 불리는 꽃입니다.

한 여인의 사랑을 얻지 못한 왕자가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고 숨졌다는
슬픈 전설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암술과 수술이 들어있는
꽃 가운데 하얀 작은 주머니 속은
늘 촉촉하게 젖어 있어
신비감을 더해 줍니다.

오늘 이 꽃은
어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피어나는지
나도 그 꿈을 함께 꾸고 싶습니다.




금낭화/ 권오은


누가 이런 꽃 본 적 있나요

초가집 장독대 모서리
넓은 잎파랑이, 긴 줄기에
피지 않은 꽃 본 적이 있나요

활짝 핀 꽃 되고 싶어
인내로 대롱이며 매달린
담홍색깔의 꽃들을 본 적은 있는지요

투명하고 가녀린 목에
수줍음을 동정으로 숨긴
시골처녀 같은 꽃을 본 적도 있으신지요

내일이면 화장을 하고
향기로 임을 찾는 이런 꽃 말입니다

꺽이울 아픔의 두려움도
시들을 괴로움도 잊은 다년초

저녁놀에 허리 굽혀 등 태우며
희읍스름하게 임만 기다리는
이 꽃이 금낭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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