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제주-5

강아지풀

by 박용기
쉼, 제주-5, 강아지풀


뒤뜰 모퉁이를 돌아서면
복슬복슬한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강아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이 아이들이지만
지난 태풍에도 잘 견디고
밝은 얼굴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약하지만
그 약함을 알고
하늘과 바람에 몸을 온전히 맡김으로
태풍도 이겨내는 강아지풀을 보며,
어찌 보면 흔들리는 풀꽃 같은
우리들 삶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흔들리는 풀꽃으로 서서/ 한석산

*
봄 언덕바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진눈깨비 비켜 내리는
사태 진 깊은 겨울을
맨발로 건너야 하는 꽃

눈 비바람 땡볕
온몸으로 받아내며
해와 달 별빛 바라 가꿔 피운
들꽃의 미소만큼
따사로운 이 땅의 뜨락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삶이
어디 꽃뿐이더냐
나도 한 떨기 작은 풀꽃
채이고 밟히면서
때로는 휘거나
흔들리며 살아가야 하지만

꽃처럼 피었다 스러지는
우리네 삶이거늘
하루를 살더라도
향기가 꽃보다 고운
풀꽃처럼
풀꽃처럼 오늘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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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500px.com/photo/1021571197/pause-at-jeju-island-5-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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