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제주-6

계요등

by 박용기
쉼, 제주-6, 계요등


제주도의 검은 화산 돌로 쌓아 놓은 낮은 담장

그 돌 틈 사이로는 바다 바람이 드나듭니다.


그 비좁은 공간에 자리 잡고

숨은 듯 피어난 계요등이 나를 반깁니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처럼.


외손녀가 어릴 적 숨바꼭질을 하며 논 적이 있습니다.

내가 눈을 감고 열을 센 뒤 눈을 뜨면

내가 찾기도 전에 먼저

아이가 나를 찾아 환하게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어쩌면 이 계요등도

누군가가 찾아와

알은체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작은 꽃들과 마음을 나누면

마음이 풀꽃처럼 편안해집니다.


*


꽃과 바람의 숨바꼭질/ 김형식


*

바람은 모를 거야

꽃이 따라가고 싶어

꽃잎을 하나씩

흘려보내는 걸

꽃은 모를 거야

바람이 데려가고 싶어

슬쩍 묻힌 향기를

끌고 가는 걸


*

https://500px.com/photo/1021631416/pause-at-jeju-island-6-by-yong-ki-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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