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꾸는 꿈-14, 쪽동백
5월의 숲은 아름다운 녹색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숲 가에 서 있는 커다란 잎을 가진
큰 나무 하나가
연록의 커다란 잎 사이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쪽동백 꽃입니다.
어디로 보아도 동백꽃과는
1도 닮은 구석이 없는 꽃
옛날,
여인들의 머리에 바르던 동백기름은
동백나무가 자라는 남쪽의 따듯한 지역에서만 나와
다른 지역에서는 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 서민들은 동백기름 대용으로
바로 이 쪽동백 열매를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동백나무보다 작은 열매가 열려
쪽동백나무가 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의 시각이겠지요.
이 아이는
5월의 숲 속에서
꿈을 꾸듯 피어납니다.
짝퉁 동백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아닌
이 아이의 아름다움에 걸맞은 이름 하나쯤 가져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면서.
5월의 시/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이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가 되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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