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꾸는 꿈-16

사과 꽃

by 박용기
꽃들이 꾸는 꿈-16, 사과 꽃
사과꽃이 하얗게 피어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흰 꽃 속에서는 분홍빛이 스며 나옵니다.

붉은 봉오리 속에
어찌 저리 뽀얀 흰 속살이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꽃이 진 자리에는
초록의 작은 열매를 맺은 후
큰 열매로 자라면서 붉은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한 입 베어 물으면
그 붉은 껍질 속에는
다시 하얀 속살이
사과꽃 봉오리 속의 흰 꽃처럼 드러납니다.

마치 사과꽃 봉오리가
앞으로 열릴 열매의
복선처럼 느껴집니다.



사과꽃 / 도종환

아프다고 썼다가 지우고 나니
사과꽃 피었습니다
보고 싶다고 썼다가 지우고 나니
사과꽃 하얗게 피었습니다
하얀 사과꽃 속에 숨은 분홍은
우리가 떠나고 난 뒤에
무엇이 되어 있을까요
살면서 가졌던 꿈은
그리 큰 게 아니었지요
사과꽃 같이 피어만 있어도 좋은
꿈이었지요
그 꿈을 못 이루고 갈 것만 같은
늦은 봄
간절하였다고 썼다가 지우고 나니
사과꽃 하얗게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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