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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18. 2021

꽃들의 꿈속-1

꽃양귀비-1

꽃들의 꿈속-1, 개양귀비


5월은 붉은 꽃양귀비가 나를 유혹하는 계절입니다.



잔 털이 귀엽게 난 가는 꽃대를 올려

커다란 붉은 꽃을 하나 매달고 있는 꽃.

마치 얇은 한지를 곱게 물들여

솜씨 좋은 장인이 접어 놓은 조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외손녀의 초등학교 앞에서

등교 시간에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맡는

횡단보도 교통안전 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비교적 한가한 장소를 맡아

가끔씩 오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안내를 하고 나면,

길 건너편 학교 운동장 아래의 축대 부근에 있는

작은 꽃밭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5월의 아침 햇살로 눈부신

붉은 개양귀비가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국

안내 시간이 다 끝나고 난 후

아직도 꿈을 꾸며 피어 있던

그 붉은 개양귀비는 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등교하는 귀여운 아이들과

눈부신 꽃양귀비의 아름다운 자태가 어우러진

5월이 아침은

참 싱그러웠습니다.


삶에 작은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때로는 이른 아침

작은 꽃밭이 있는

등굣길의 초등학교 앞에 서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꽃들이 꾸는 꿈속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오기를 권합니다.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이 채
 
나이가 들 수록
홀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슴을 지닌 사람이 그리워지네
 
사람은 많아도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내가 알던 사람들은
지천에 꽃잎으로 흩날리는데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쉬이 작별을 하며 살아가는가
 
너와 내가
어느날에 비에젖어
채 마르지도 않은 몸이라 할찌라도
다시 피는 꽃이 되어
향기를 나누고 싶은 간절함이여!
다시서는 나무가 되어
지나는 바람편에 안부라도 전해볼까
 
피고 지는 일만이 인생은 아니거늘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꽃들은 서글픈 이야기를 하는가
 
꽃만두고 가는 세월이여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인생의 오솔길에 꽃잎만 쌓여가네




#꽃들의_꿈속 #꽃양귀비 #붉은꽃 #초등학교앞 #등교시간 #5월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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