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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22. 2021

멀리서 바라보는 행복


얼마 전
장모님의 기일을 맞아
양평에 있는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나이 탓에

하루에 왕복 운전을 하기 힘들어

홍천에 있는 리조트에서 1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부터 비가 내리더니

돌아오는 날도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다음 날 아침 일찍 주변을 산책하며

꽃 사진을 찍곤 했는데

이번에는 꼼짝없이 방에만 머물다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운무가 앞 산을 감싸고

5월의 푸른 숲 속에 서 있는

유럽 풍의 건물이

제법 운치를 더해주어

마치 잠시 유럽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저 건물에 머물렀다면

볼 수 없는 풍경이겠지요.


비록 꽃 사진은 한 장도 찍지 못했지만

운치 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 있는 아침을 맞았으니

이 또한 행복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때로는 욕심을 내려놓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행복할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증명사진 한 장을 첨부합니다.





행복/ 허형만



지리산에 오르는 자는 안다

천왕봉에 올라서는

천왕봉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천왕봉을 보려거든

제석봉이나 중봉에서만

또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을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매한가지여서

오늘도 나는 모든 중심에서 한발 물러서

순해진 귀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행복해 하고 있다.




#멀리서_바라보는_행복 #홍천 #장모님_성묘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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