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시인의 시처럼
코로나에 빼앗긴 수목원에도 봄은 왔는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1 년 전인 2020년 6월의 이야기입니다.
장미의 5월이 다 지나고
여름의 문턱으로 들어설 때가 되어
수목원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맑은 공기를 흠뻑 마셔야 할 그곳에서
KF94 마스크를 꼭 조여 매고
이제 전성기를 지난
6월의 장미를 마주하려니
좀 특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욱이 수목원에는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어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하고
서둘러 장미원을 빠져나왔습니다.
참 이상하고 힘든 날 속에서도
봄은 그곳에 머물다 갔고
아직 남아있는 장미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6월의 장미/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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