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벌써 1년 전 일이 되었습니다.
광화문에서 열렸던 달력 사진전 전시장을 들렀다가
모처럼 가까운 덕수궁에 가보았습니다.
한가한 고궁을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평일 오후인데도 단체 관광객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중앙을 피해
사람들이 없는 가장자리 화단을 찾아갔습니다.
고궁의 화단에는 어떤 가을꽃들이 필까 궁금해하며
기품이 있는 꽃들을 기대해 보았지만
그리 꽃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작 그곳에서 만난 꽃은
가을 들판에 피는
참 서민적인 꽃
쑥부쟁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이 꽃은
그곳을 별처럼 밝히고 있었습니다.
쑥부쟁이/ 목채윤
가을 하늘 아래
길가에 줄지어 흩날리는
코스모스
국화처럼
누구나 아는 꽃이 아닌 너
구절초인가
계란꽃인가
비슷한 이름만
수없이 불리다 끝내
제 이름 한번 못 불리는 너
아무도
이름 불러주는 이 없으니
알아봐주는 이 없으니
속상했는지
굵은 톱니를 내세우는구나
쑥부쟁아 괴로워하지마라
저기 기침하는 이
네게로 걸어오고 있으니
넌 예쁨으로 끝나는
저 길가의 코스모스보다
아픈 이를 보듬을 수 있는
쓰임있는 꽃이니
세상엔 그냥 피는 꽃은 없으니
너 또한 쓰임있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