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중한 시간-15

코스모스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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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속에는
가을바람이 있습니다.



흔들리는 꽃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덩달아 흔들려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갑니다.

내 키보다 컸던
흰새, 분홍색 그리고 붉은색.

코스모스 꽃잎을 따고 놀던 일이나,
검정 고무신을 벗어
코스모스 꽃을 찾아오는 벌을 잡아
크게 휘두른 뒤 땅에 쳐서
기절한 벌의 꽁무니에서
벌침을 빼고 놀던 일이
그리 오래된 기억이 아닌 것처럼
떠오릅니다.

하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꽃 속에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작은 우주가 있습니다.

오늘은 바람에 흘러가는
어린 추억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우주를
사진에 담습니다.



코스모스 /김진경


코스모스 속엔
유랑곡마단의 천막과
나팔소리가 있다

코스모스 속엔
까맣게 높은 천장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는
곡마단의 소녀가 있다

코스모스 속엔
하얀 꽃송이
팽그르르 맴을 돌며 떨어지는
물 맑은 우물이 있다

검은 물빛을 보며
나도 나팔소리와 깃발 따라가는
떠돌이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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