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등에에게는 따뜻한 가을 오후 햇살에 꿀을 얻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도 이 가을 잘 지내고 있느냐고 누군가에게 엽서라도 써야 할 것 같은 날들입니다.
이정자 시인처럼 부치지 못할 마음의 엽서지만 구절초 꽃잎에 적어 보냅니다.
이 가을 잘 견디고 있느냐고…….
구절초 엽서/ 이정자
먼 산 가까워지고 산구절초 피었습니다 지상의 꽃 피우던 나무는 제 열매를 맺는데 맺을 것 없는 사랑은 속절없습니다 가을 햇살은 단풍을 물들이고 단풍은 사람을 물들이는데 무엇하나 붉게 물들여보지도 못한 생은 저물어 갑니다 쓸쓸하고 또 쓸쓸하여 찻물을 올려놓고 먼 산 바라기를 합니다 그대도 잘 있느냐고 이 가을 잘 견디고 있느냐고 구절초 꽃잎에 부치지 못할 마음의 엽서 다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