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의 여름-4

물방울, 거미줄 그리고 거미 한 마리

by 박용기
119_4783_81-st-s-The summer in Muju-4-5.jpg 무주의 여름-4, 호랑거미


작은 연못가에는 풀잎 사이에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을 치고 있었습니다.


물방울이 가득 달린 거미줄은

마치 작은 보석이 가득 달린

멋진 장식품 같습니다.


어릴 적 부르던

'구슬비'라는 동요가 떠오릅니다.


사실 저도 거미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렇게 물방울이 맺힌 거미줄과 함께

포즈를 잡아주면

때로는 좋은 모델이 됩니다.


내친김에 조금 가까이 다가가

클로즈업으로 사진에 담았습니다.


사진에 담긴 거미는

호랑거미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거미는 거미줄 가운데

비교적 굵은 흰 무늬를 만들어 놓습니다.

이 아이는 한 줄만 만들었지만

어떤 아이들은 X자로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저는 늘 이게 궁금했습니다.

거미줄은 먹잇감들이

잘 볼 수 없도록 쳐놓은 덫인데

왜 이 거미는 잘 보이는 무늬를 새겨둘까?


미국 과학자들의 동물 시력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새들은 2m 밖에서도

거미줄의 지그재그 무늬를 감지할 수 있어

피해 갈 수 있지만,

먹잇감인 곤충은 시력이 나빠

무늬를 거의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눈에는 선명하게 보이는

지그재그 무늬는

거미줄을 망가트릴 새들에게만 보이는

충돌 방지용이라는 주장입니다.


호랑거미의 거미줄은

자연의 오묘함과 함께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그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작은 깨달음을 줍니다.


물가에 핀 여뀌 한 포기가

곧 가을이 오고 있음을

조용히 말해주었습니다.



무주의 여름-4, 물방울, 거미줄, 거미 한 마리



무주의 여름-4, 호랑거미



119_4753-s-The summer in Muju-4-7.jpg 무주의 여름-4, 여뀌




구슬비/ 권오순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
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

고이고이 오색실에 꿰어서
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
포슬포슬 구슬비는 종일
예쁜 구슬 맺히면서 솔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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