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 꽃
원래 한 여름에 피어나는 꽃이지만
지금도 꽃대의 끝 부분에
오묘한 보랏빛 꽃을 달고 피고 있는 꽃
칡꽃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코를 대보면
향기가 참 좋은 꽃입니다.
비록 덩굴은 모든 식물을 감고
저 혼자만 살겠다고 억척을 떠는 식물이지만,
어릴 적 캐어 먹던 칡뿌리의
달착 쌉쌀한 맛은
지금도 향수를 불러옵니다.
뿌리뿐만 아니라 꽃도
향기와 함께 말리면
갈화차라는 꽃차가 된다고 합니다.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피어나는 칡꽃을 보니
분명 가을의 시작입니다.
칡꽃 같은 사람/ 백승훈
초록그늘 한껏 짙어진
여름 산길 위로
보랏빛 칡꽃이 소복히 떨어져 있다
허공이라도 움켜쥘 듯
한사코 넝쿨손을 뻗어
한 세상 넉넉히 이룬 칡넝쿨
질기고 모진 목숨인 줄만 알았는데
이리도 고운 꽃을 간직하고 있었다니
너른 잎사귀 뒤에 숨어 피어
지고 난 뒤에야 비로소 눈에 띄는 꽃
세상과 맞설 땐 칡넝쿨처럼 악착스러워도
가슴엔 칡꽃 향기를 품고 사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가을의_시작 #칡꽃 #보랏빛 #향기 #추억 #2018년_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