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8

짚신나물 꽃

by 박용기
119_6308_12-st-s-Poem of September-8.jpg 9월의 시-8, 짚신나물 꽃


9월 길가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짚신과는 닮지 않았지만

이름은 짚신나물.


이 이름은 옛날에 사람들이 짚신을 신고 다닐 때

씨가 짚신에 붙어 여기저기 퍼졌다고 믿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약효가 있어

한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약초며,

최근에는 항암 효과가 있는 성분을 추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짚신나물의 전초를 선학초(仙鶴草)라고 부릅니다.

옛날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

크게 다쳐 피를 흘릴 때

신선이 나타나 이 풀을 찧어 상처에 붙여주니

상처가 나았다고 합니다.

고맙다고 엎드려 절을 하고 나니

신선을 사라지고 한 쌍의 학이 하늘을 날고 있어

이 풀의 이름을 선학초(仙鶴草)라 불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학명은 Agrimonia pilosa입니다.

속명 아그리모니아(Agrimonia)는

'가시가 많다'는 뜻으로

가시가 많은 열매가

사람 옷이나 짐승의 털에 잘 들러붙기 때문입니다.


이 꽃을 보면

짚신을 신고 먼 길을 힘들게 걸었을

옛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황혼 녘 길가에 피어난

짚신나물 꽃에는 애잔함도 느껴집니다.

가을과 황혼은 서로 닮은 모습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내 인생의 황혼 녘을 생각하며

어디론가 가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뇌성마비 시인인 김준엽 시인의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을 읽습니다.


이 시는

'황혼'을 '가을'로 바꿔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제목으로

변형되어 윤동주 시인의 시로 잘못 알려진 시이기도 합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 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가족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가족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에게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내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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