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나물 꽃
9월 길가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짚신과는 닮지 않았지만
이름은 짚신나물.
이 이름은 옛날에 사람들이 짚신을 신고 다닐 때
씨가 짚신에 붙어 여기저기 퍼졌다고 믿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약효가 있어
한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약초며,
최근에는 항암 효과가 있는 성분을 추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짚신나물의 전초를 선학초(仙鶴草)라고 부릅니다.
옛날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
크게 다쳐 피를 흘릴 때
신선이 나타나 이 풀을 찧어 상처에 붙여주니
상처가 나았다고 합니다.
고맙다고 엎드려 절을 하고 나니
신선을 사라지고 한 쌍의 학이 하늘을 날고 있어
이 풀의 이름을 선학초(仙鶴草)라 불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학명은 Agrimonia pilosa입니다.
속명 아그리모니아(Agrimonia)는
'가시가 많다'는 뜻으로
가시가 많은 열매가
사람 옷이나 짐승의 털에 잘 들러붙기 때문입니다.
이 꽃을 보면
짚신을 신고 먼 길을 힘들게 걸었을
옛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황혼 녘 길가에 피어난
짚신나물 꽃에는 애잔함도 느껴집니다.
가을과 황혼은 서로 닮은 모습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내 인생의 황혼 녘을 생각하며
어디론가 가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뇌성마비 시인인 김준엽 시인의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을 읽습니다.
이 시는
'황혼'을 '가을'로 바꿔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제목으로
변형되어 윤동주 시인의 시로 잘못 알려진 시이기도 합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 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가족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가족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에게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내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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