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장풀
늦여름부터 피기 시작한 닭의장풀이
9월 풀밭을 파랗게 물들입니다.
시골집 닭장 주변에 많이 피어나고
꽃덮개가 마치 닭의 볏을 닮았다고 해서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하지만 달개비로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 밖에도 계장초, 죽절채, 남화초, 벽선화 등 한자 이름과,
닭의밑씻개 등의 이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만,
그것도 주로 오전에만 피는 꽃입니다.
그래서 영어 이름은 Asiatic dayflower.
그런데 자세히 꽃을 들여다보면
참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더욱이 이 꽃은 벌과 나비가 좋아하는
꿀이 없는 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벌과 나비를 유인할까요?
국립수목원 웹진에 있는 자료를 요약해 봅니다.
(https://www.forest.go.kr/kna/webzine/2020/vol_123/s1.html)
꽃은 파란색의 큰 꽃잎 2개와 흰색의 작은 꽃잎 1개,
꽃 가운데 모여 있는 헛수술 3개와 짧은 수술 1개,
그리고 길게 뻗어 나와 있는 수술 2개,
암술 1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꽃은 꿀보다 시각적 효과입니다.
큰 꽃잎 2장은 주로 파란색과 같은 강렬한 색을 띠며,
수술은 이와 대비되는 노란색입니다.
꽃 중심부에 있는 노란 작은 꽃 같은 것이 바로 헛수술입니다.
이 헛수술의 역할은 바로 곤충들에게 꽃처럼 보이도록 하는
바람잡이 노릇입니다.
곤충들은 이 헛수술에 끌려 꽃 안으로 들어가면서
긴 진짜 수술을 건드려 꽃가루를 몸에 묻히고,
곤충이 그 안에서 움직이게 되면서 몸에 묻은 꽃가루는
암술에 전달되게 됩니다.
이 꽃이 이렇게
속임수 대마왕인 건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저 파란 잎과
특이하게 생긴 꽃 모양에 끌려
9월이면 풀밭을 서성거립니다.
제게는
도날드 덕을 닮은 꽃으로 보이는 닭의장풀이
이 9월에도 풀밭에서 시가 됩니다.
달개비꽃/김영천
자꾸만 밀려나가는 바다더러
안된다고, 안된다고,
제 몸 데구르르 구르며,
온 몸으로 치받으며,
자갈거리는 돌멩이들
그렇게 떠나보낸 세월이나,
열혈 들끓던 젊음이나,
사랑 따윈 다 헛되더라고,
송림은 아직도 푸르게 서서
갯바람이나 조금씩 흔들어보는 것이지만
오메, 저 깜깜한 숲 속으로는
새파랗게 맺히는 눈물들은 무슨 이유인가?
저리 순결한 몸짓을 보라
우리의 삶은 시정의 그 것들처럼 더욱 진부해도
끝끝내 젊음을 유지하려는 게지
와그르르 밀려와 깨지는
파도처럼
그 어떤 진실보다도 더 진한 빛깔로
한 마디 말도 되지 못할 중얼거림으로
비로소 터치는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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