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10월에 피는 나팔꽃
아니 10월에 지는 나팔꽃입니다.
아침이면 활짝 피어났다
이렇게 입술을 다물며 이울어져 갑니다.
피어있는 나팔꽃도 예쁘지만
때로는 이렇게 시들기 직전의 꽃도 아름답습니다.
생명의 사이클을 돌리기 위해 피어났다
사명을 다하고 씨를 맺기 위해
꼭 오므린 모습이
삶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꼭 쥔 손처럼 느껴집니다.
이정자 시인은
더 이상 감고 올라갈 버팀대가 없는
허공에서라도
꽃을 피우고 씨를 맺는 일을
집착이라 말했지만
어쩌면 생명을 주는 이에 대한
순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10월은 피어나는 꽃보다
이렇게 아름답게 떠나는 꽃들이
더 아름다워지는 계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팔꽃/ 이정자
나팔꽃의 꽃말이 덧없는
사랑, 허무한 사랑인 것은
한 번도 가닿지 못한 언제나
마음뿐인 혼자 사랑이기 때문이다
저 홀로 생각하며 꽃을 피우다,
아니다 싶으면 이내 접어버리는
그러다가도 떨치지 못한 미련이
집착으로 남아 외줄타기를 하는 까닭이다
마음의 바지랑대를 칭칭 감고 올라가보지만
길 없는 허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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