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내리는 오색 비
비가 내리는 11월의 아침.
바람이 불면 단풍나무는
오색 비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오래 전
일하던 연구소의 단풍나무 사진입니다.
오래되었지만 변하지 않는
사진 속 가을빛처럼
그런 모습으로 남고싶습니다.
만추 /노천명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
그는 온갖 화려한 것을 다 거두어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하늘은 더 아름다워 보이고
대기는 한층 밝아 보입니다
한 금 한 금 넘어가는 황혼의 햇살은
어쩌면 저렇게 진줏빛을 했습니까
가을 하늘은 밝은 호수
여기다 낯을 씻고 이제사 정신이 났습니다
은하와 북두칠성이 맑게 보입니다
비인 들을 달리는 바람소리가
왜 저처럼 요란합니까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가지고
가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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