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제주-8

by 박용기


제주에 가면 바닷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이 있습니다.

바닷가 모래사장 가까운 풀밭에
푸른색 혹은 청보라 색으로 피어나는
예쁜 순비기나무 꽃입니다.

순비기나무는 마편과 순비기나무속에 속하는 상록낙엽관목입니다.
제주어 ‘숨비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숨비기’는 해녀가 숨을 참고 바닷속에 들어갔다
물 밖으로 나오면서 숨을 길게 내쉰다는 의미의
제주도 말입니다.

순비기나무의 뿌리가
모래땅 속 깊이 뻗어 나는 특성이
마치 해녀들의 긴 숨비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아내와 바닷가에 내려가 아내가 바다를 보는 사이
나는 풀밭에 주저앉아
이 아이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한참을 구부리고 사진을 찍다 보면
아내의 따가운 시선이 뒤통수에 느껴져
얼른 일어나 아내에게 갑니다.

아름다운 꽃과 함께
넓은 바다를 가슴에 안고 사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
바다 23/ 양광모

*
그의 마음에 호수가 있는 사람은
고요한 사람이요
그의 마음에 시냇물이 흐르는 사람은
명랑한 사람이다
그의 마음에 강물이 흐르는 사람은
꿈이 있는 사람이요
그이 마음에 바다가 있는 사람은
사랑이 있는 사람이다
사랑을 하는데 바다가 없다면
그의 사랑은 가뭄에도 쉽게 마르고 말리라
그의 마음에 사랑이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큰 바다가 있는 사람이다
*
#쉼 #제주도 #순비기나무 #바닷가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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