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가을이 다 가기 전
카메라에 담아 두었던 사진들 속에는
아직도 가을빛이 곱습니다.
가을비 속에 빗방울을 달고 있는
황금빛 느티나무잎은
제가 참 좋아하는 피사체입니다.
이제는 빈 가지만 남은 채
긴 겨울을 견디어야 하는 나무에게도
어쩌면 이런 고운 날의 기억은
두고두고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닮고 싶은
인간미 넘치는 노년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비/ 최다원
가을날의 휴일아침
배낭을 메고 산을 올랐다
막 도착한 가을이 나뭇잎을 물들이고
포근하게 느껴오는 바람한줄기가
소나무 가지 끝에 머문다.
한껏
찌푸렸던 회색 구름이
갑자기 굵은 비가 되여 내리고
소나기는 온몸을 적셨다
한때는 나에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지
예고 없이 다가온 소나기 같은 사랑은
피할 수도 없이 모두 적셔 두고
구름사이로 미소 짖는 태양처럼
시치미를 떼였었지
가을비속에
퇴색한
그리움하나
어제 밤 고요히 흐르던 달처럼
창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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